2008년 11월 26일 태국의 심장부인 수안나품 공항이 시위대에 의해 점거가 되었다..
지금 한국의 언론들은 난리이다.
그리고 여행을 하던 여행객들은 발이 묶이었고 또한 여행을 준비하던 이들도 공포에 질려 여행을 우선적으로 모두 취소하기에 이른다.
기존의 언론사들의 단편적인 보도만을 접할 수 밖에 없는 한국인들은 테러니, 폭동이니,죽음이니 하는 자극적인 단어들을 떠 올리며 공포에 사로잡히기에 이른다.
과연 태국의 현 상황이 그런 전시상황 같은 위험한 상황인것일까?
한번쯤은 이들이 왜 이래야만 하는지 그 간단한 이유만이라도 이해를 해 본다면 다만 조금이나마 현재의 태국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을 하는데 도움이 되지는 않을까..?
2008년 11월 26일밤..수안나품 공항 점거라는 초유의 상황이 태국의 심장부에서 발생을 하였다.
그들은 공항에 모여 26일날 외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을 하는 솜차이 현 수상을 면담하기를 원했고
그의 사퇴를 동시에 요구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모든 여행객들의 접근이 원천적으로 차단이 되어 버린 수안나품 공항은
전 세계에 현재의 태국의 상황을 극단적으로 반영을 하는 상징이 되어 버린다...
이 모든 사태의 핵심을 한국인들이 이해를 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사항이 필요하다...
이 이야기는 탁신 전 총리라는 입지적인 인물과 62년간 통치를 해온 라마 9세라는 태국의 왕실..그리고 2006년의 쿠테타라는 고질적으로 반복이 되는 태국의 기형적 정치 상황을 먼저 이해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태국의 국왕과 국민들의 절대적인 신망
태국의 라마 9세인 푸미폰 아둔야뎃 왕..
그는 그의 형인 라마 8세의 의문사로 인하여 어린 나이에 태국의 국왕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그후로 62년동안 그는 변화 무쌍한 현대 사회의 정치 지형의 변화속에서도 여전한 국민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지금에 이르게 되었고..
하지만 그는 이제 나이가 너무나 많게 되었다.
그래서 결국은 차후 왕위를 현재의 단 하나밖에 없는 왕자에게 물려줘야만 하는 선택을 해야 하는데..글쎄올씨다...
문제는 현재의 왕자에 대한 국민들의 인기가 가히 심각할 수준의 상황이라는것에 이 문제의 근본적인 핵심이라는 사실이다....쉽게 말해 후계자로서의 카리스마가 심각한 위협을 받을 정도라는 것이다.
현재의 라마 9세와는 달리 한번씩 붉어지는 여성 편력에 낮은 인기...
그렇다고 왕위를 그에게 물려 주지 않을수도 없을것이고..그렇다고 국민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는 둘째공주에게 왕위를 물려 주자니 태국의 황실법은 여성이 국왕이 될수가 없는 구조이다.
결국은 잘못하면 현재의 라마 9세를 끝으로 왕실이라는 존재 자체가 마지막이 될수도 있겠다는 그들의 고민...
하지만 아직까지는 라마 9세에 대한 태국인들의 신임은 가히 절대적이라는것......
이런 상황에서 탁신이라는 거물급 변수가 태국의 정치사에 등장을 하기에 이르노니....
그는 기업가와 경찰 출신의 총리이다.
그는 치앙마이 지역의 출신으로 태국의 내노라 하는 기업들을 경영을 하는 태국 최고의 재벌가이기도 하며 화교 출신이라는 특수한 핏줄도 가지고 있다.
그런 그가 태국 경제를 살린다는 명분으로 총리가 되었다.
하지만 기업가 출신의 한계라는게 항상 그의 정책 뒤에는 끊임없는 부정 부패가 뒤따르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되는 사실이 하나가 있다.
그는 부정 부패를 몰고는 다녔지만 어쨌든 그의 정책은 서민들을 위한 정책으로 모든 액션을 올인을 했다는 사실이다.
그게 현재 한국의 기업가 출신들의 정부와도 가장 큰 차이점이 될것이니....
그러다 보니 탁신의 가장 큰 지지 기반은 기업이나 중산층 이상의 부자들이 아닌 지방의 농민들과 도시의 빈민들이라는 사실이다.
그는 태국의 마약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했으며 나름대로 태국민들의 지지를 얻는데 크게 성공을 한다.
또한 경찰 출신인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과감한 경찰들의 사기진작 정책을 펴서..경찰 세력의 막강한 지지를 이끌어 내기에 이른다.
하지만 바로 이것이 또한 그에게는 아이러니 하게도 결국 현사태를 불러 일으키게 된 가장 큰 모티브가 되는것이다.
뒤집어 말한다면..
후계 구도가 확실치 않은 왕실 세력들에게 서민들에게 지지를 받는 그리고 경찰 권력을 등에 업은 탁신이라는 세력의 존재는 자칫하면 미래에 왕실의 종말을 불러 올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지뢰라는 인식이 퍼지게 되었던 것이다.
어찌되었던 현재의 왕자보다 탁신이 훨씬 똑똑한것은 사실이니까 말이다...
거기에 은연중으로 탁신의 세력들은 태국의 정치 제도를 선진국형인 대통령제로 바꾸려는 뉘앙스를 곳곳에서 풍기게 되었던 것이니.....
자... 이런 상태에서 탁신의 세력을 꺾기 위한 첫번째 시도가 있었으니..그것이 바로 2006년의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 손티 장군의 쿠테타였던 것이다.
틱신의 부정 부패에 항의를 하는 시위대의 걷잡을 수 없는 탁신총리 퇴진 요구의 상황에 군대가 동작 빠르게 대처를 하여 탁신이 외유중인 틈을 타, 쿠테타를 성공 시키기에 이르고 잽싸게 현재 국왕의 추인을 얻어 내기에 이른다.
당연히 현재의 왕실은 그 쿠테타를 추인하지 않을 하등의 이유가 없었던 터....
그 후 태국의 다수당이었던 탁신의 타이락 타이당은 수라윳 과도 정부에 의해 국회가 해산을 당하면서 역사속으로 사라지기에 이르고..태국은 과도 정부의 지휘 아래 국민 총선거를 치루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 부패했던 타이락타이당은 탁신이라는 카리스마를 뒤어 엎고서 다시금 총선에서 이름만 바꾼채 선거에 임하게 되고 국민들은 또 다시 특별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탁신의 후예들을 선택을 하기에 이른다.
이름만 빠꾸고 총선에 임했던 그들이 다시 제 1의 다수당이 된것이다.
결국은 부정 부패의 범법자에 망명자의 신세가 되었던 탁신이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국민들의 투표로 인해서 다시금 사면의 효과를 얻게 되었던 것,
그리고 태국으로 다시 돌아 오게 되었던 것이다.
다만 직접적으로 정치는 하지 않고 탁신의 세력들인 사막 총리에..현재의 인척인 솜차이 총리에 이르기까지..그 영향력을 이어가게 되었던 것이다.
탁신의 일가인 현재의 쏨차이 태국 총리이다.
그는 2006년의 악몽으로 인하여 요 며칠 밤잠을 설칠수 밖에 없을것이다.
하지만 탁신 세력의 결정적인 약점이 되었던 부정부패..
그들은 이것에서 결코 자유로울수가 없었다.
현재의 정부 퇴진을 요구하는 판타믿(PAD)세력은 끊임없는 정부 퇴진 요구를 벌이며 지속적으로 시위를 벌이게 된다.
PAD 결국 그들은 얼마전에 사막 총리를 퇴진 시키기에 이르고 그 뒤를 이은 현재의 솜차이 총리까지도 위협을 하기에 이르니..
그들은 태국의 왕실 세력의 존재를 지지하는 중산층 이상의 세력들과 왕실에 충성을 맹세하는 현재의 태국 군부의 막강한 후원을 얻으며 적은 인원으로도 최고의 시위 효과를 발휘하는 괴력을 보이기에 이르는데..문제는 현정부 퇴진의 그 문제가 그리 쉽지 않다는 것에 있었다.
탁신을 지지하는 국민들의 그리고 그 지지 세력들의 움직임이 시작이 되었다는것이 2006년과는 지금이 다른 양상인 것이다.
이들의 시위를 보면 공통점이 하나가 있다.
현재의 왕실을 지지하는 팀들은 왕을 상징하는 노란색 티셔츠를 통일 해서 입고 있으며 탁신과 현재의 정부를 지지하는 세력들은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공항을 점거한 세력은 군부와 왕실의 후원을 은연중이 입고 있는 노란색의 PAD 세력이다..
한때는 노약자와 주부들을 일당을 주며 시위 현장에 동원하였다는 정체성이 흔들리는 의심을 받기도 하였다.
그리고 최근에는 이들에게 대항을 하는 붉은색의 친정부 세력들도 활동을 하기에 이르게 되니..
언론도 양쪽으로 완벽하게 나뉘어 한쪽에서는 PAD 의 시위 사항을 24시간 생중계를 하기에 이르고..또 한편으로는 탁신의 지지자들을 위한 또 다른 채널이 그들의 요구 사항과 행동 수칙을 TV 를 통해 이야기를 하기에 이르게 된다..(이건 솔직히 한국인으로써 엄청나게 부러운 일이다. 방송은 우리 보다 훨씬 자유로우니 말이다.국민들은 양쪽의 이야기를 필터링 되지 않은 상태에서 100% 있는 그대로 접할수가 있고 스스로 알어서 판단만을 하면 된다.)
말 그대로 완벽한 민-민 갈등이다.
노란색으로 뒤덮은 PAD 지지의 텔레비젼 채널
또 한쪽의 채널에선 온통 붉은빛의 친정부 채널이 공존을 하는것이 현재의 태국의 상황이다.
지금 사태의 심각성은 붉은색 티셔츠의 이 세력들이 실력 행사를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패가 두패로 확연하게 나뉜것이다.
지금은 공권력을 떠나서 그들끼리 싸움을 한다.
근데 낫티가 보기엔 경찰들은 탁신의 지지층이 많은 터라 은연중에 이들에게 동조를 하는 액션들을 취해 문제를 더 어렵게 만들고 있는것도 종종 목격이 된다.
경찰의 공권력이 한쪽으로 치우쳐 결코 객관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결국은 시위대가 공권력에 대항을 해서 돌을 던지고 각목을 쓰는게 아닌 민간인과 민간인들끼리 패가 나뉘어 싸움을 하고 있는것이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경찰을 등에 업은 친정부 세력의 힘보다는 오래된 왕실의 세력을 등에 업은 군부의 세력이 더 강해 보인다.
지금 노란티를 입고 공항을 점거하고 있는 바로 그들이다.
결국엔 지금 이 순간도 군부의 쿠테타설이 솔솔 흘러 나오고...2006년처럼 다시금 쿠테타가 일어나 국왕의 추인을 받아 성공을 한다면...현재의 총리는 실각을 하게 될것이 분명하고 다시금 탁신의 세력들은 또 한번 해산을 당한채 또 다시 총선을 치루어야만 하게 된다.
근데 문제는....
이럴게 된다면 여기서 끝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의 심각성일 것이다.
그 총선에서 서민들은 또 다시 탁신의 세력들에게 표를 줄것이 뻔하고 그리고는 또 이어지는 부정 부패에 발목이 잡혀 시위대는 그것을 구실로 거리로 또 다시 나오게 될것이고..그러면 또 질서 유지의 명분하에 쿠테타가 일어나게 될것이 뻔하고.....
지금 현명한 태국인의 가장 심각한 고민은 바로 여기에 있는것이다.
쿠테타가 반복되는 쿠테타 공화국의 오명.....
투표로도 바꿀 수 없는 부정부패의 고리..거기에 막막한 왕실의 미래....
그리 간단해 보이지 않는 악순환의 순환....
2006년의 그 쿠테타의 이야기가 또 반복이 되기 일보 직전의 지금 상황이 지금 현재의 태국 상황이라고 보면 거의 정확하다.
결국은..이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탁신을 능가하는 인물이 그 반대편에서 나오는 방법밖에는 없는듯 한데...그게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일 것인가?
요즘 어느 나라던지..참으로 인물난을 겪는것은 다 같은 공통점인듯 하여 참으로 씁쓸해 지는데......
태국이나 우리나 진정코 난세에 힘없는 민중들을 구원해줄 깨끗하고 카리스마가 넘치는 진정한 지도자는 정말로 없는것일까..?
당장 먹을 꺼리 걱정을 해야만 하고 관광객들을 상대로 힘겹게 돈을 벌어 하루 하루를 유지를 해야만 하는 가난하고 힘없는 서민들만 권력 싸움의 가장 큰 희생양이 되는것 같아 그저 마음이 저며올 뿐이니....
권력과 돈의 이 파워 게임이 빨리 끝나야만 할터인데....
참으로 생각이 많아질 수 밖에 없는 태국과 한국의 요즘 풍경....그래서 서민들만 이래저래 늘 불쌍하다...
그나마 ...
지금 밖에서 만나는 태국의 일반 서민들의 얼굴엔 그래도 웃음이 남아 있어서 천만 다행이다.
모두들 시간이 흐르면 잘 해결될 꺼라며 오히려 나보고 외국인이 뭔 걱정을 그리 심각하게 하냐며 웃는데..오히려 낫티가 할말이 없어진다...
참으로 낙천적인 그들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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